출연 : 제이슨 베어, 아만다 브룩스, 로버트 포스터
평점 : ★★★★
최근 아프가니스탄 납치문제와 함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디워.
인터넷 어느게시판을 가도 볼 수 있는 주제들이다.
심형래감독의 고도의 전술인지,
아님 정말 뜨거운 열정에 감복한 네티즌의 맹신인지,
인터넷에 떠 다니는 글들만으론
영화를 보기전에 어떠한 판단도 섣불리 내릴수 없었다.
다만 '용가리'라는 영화 이후로 6년간 기다려왔던 나 자신의 궁금증만으로도
충분히 기다린 가치가 있지 않았나 싶다.
워낙에 극명하게 '디빠(한마디로 디워의 광팬)'와 '디까(안티팬)'들이 나늬어 진 영화여서
나 조차도 영화를 보기전까진 어떠한 기대도 할수 없었다.
다만 안티팬들의 글만으로 기대를 접고 볼수 밖에 없었다.
몇몇 3D 에니메이션업계에 종사했던 친구들 말을 빌리자면,
'그래픽은 뛰어나지만 연출력 부족으로 너무 아쉬운 영화'라는 평에
마음을 비우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랬다.
너무나 오랜기간 제작한 점, 700억원이라는 제작비의 투입.
이 두가지만으로 이 영화를 냉정하게 판단하자면,
이 영화는 높이 평가 받아선 안되는 부분이다.
너무나 오랜기간동안 너무나 많은 돈이 투자 되었다.
한마디로 상품으로서 너무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어떠한 상품 제작자도 이러한 영화는 상품성이 떨어진다 말할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가지고도 많은 광팬이 생기는 이유는
첫째 한국영화로서는 최초라는 점.
둘째 감독이 충무로출신이 아닌 개그맨이라는 점
이 두가지만으로 많은 관객들이 호응하는게 아닌가 싶다.
충무로의 출신의 영화감독이 보기에
물론 개그맨 출신이었던 심형래감독은 영화의 '영'자도 모르는 감독인게다.
예를 들자면 디자인을 전공 안 한 일반인이 디자인을 해내었는데,
디자이너가 보기엔 왠만한 공식(?)도 지키지 않고 이상하게 만들어 내었는데,
소비자가 보기엔 훌륭한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낸 셈인 것 이다.
물론 이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전문가가 아니니 혼자서 오랜시간동안 여기저기서 끌어 모은 자본금으로
자신이 꿈꿔오던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러니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은것이다.
영화의 '영'자도 모르는 사람이 영화를 만들어 내었으니,
영화관계자 뿐만 아니라 이미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관객들이 보기엔
모자랄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고 분명한것은
물론 한국 사람이 처음 만들어낸 헐리우드식 영화이다 보니
여기저기 모자란 부분은 많지만 제작에 참여한 스탭들의 열정이 여기저기 묻어있다.
아무런 기술도 없던 황무지 같은 곳에서 자력갱생 해낸것이다.
9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보여주고 싶은 장면도 많다보니
여기저기 이빨도 안 많고 개연성 부족한 짜임새가 되었지만
효과 하나만큼은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왠만한 헐리우드 영화 수준이다.
이정도면 한국에도 ILM이나 Pixar같은 회사가 하나 생겼다 해도 과언이 아닌것이다.
특히 마지막 20분은 관객 모두 눈을 때지 못하게 만들 정도이다.
몇몇 네티즌 말을 빌리자면 마지막 20분을 위해 허술한 70분이 아깝지 않다.
처음엔 인터넷이나 몇몇 TV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예고편 정도 수준의
영상이면 어쩌나 하고 걱정도 했었다.
최근의 영화홍보 방식이 다 그렇지 않은가?
영화정보 프로그램에서 왠만큼 예고편을 다 보여주니 극장에서 보는 재미가 없다.
그런데, 디워는 예고편에서 보지 못했던
마지막 20분때문이라도 극장에서 꼭 봐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다른 영화는 '주인공이 마지막에 죽어요!'가 스포일러겠지만,
디워는 '마지막 20분이 정말 멋져요!'라는 말 자체가 스포일러이다.
(이 점 만으로도 다른영화와 다른 디워만의 장점 인것이다)
이 장면을 보고나니,
오! 설정 자료집 나오면 하나 사고 싶은데?
감독판 편집으로 블루레이가 나오면 좋겠는데?
여기에 나온 캐릭터들 피규어로 나오면 좋겠는데?
라는 온갖 생각이 머리에 가득하다.
이 영화가 한국영화 최단기간 200만명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뉴스를
좀 전에 확인했지만, 영화 자체로 끝나지 않고 다른 여타 부분에서
후폭풍이 일어나 그간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한국영화에 채찍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ps. 마지막에 심형래감독의 넉두리는 없어도 되지 않았나 싶다.
이미 많은 버라이어티에 나와서 했던 말들이라 그리 감흥이 오지 않았고,
심감독이 얼마나 자기식구들을 아끼는지는 와 닿았지만
하소연으로 얻을수 있는 이익은 글쎄...
품평 어떻게 넘기지? ㅜ.ㅠ